최근 국내 대학들에서 2000년대 이후부터, 외국인 학생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각 대학들은 신입생 부족에 대한 솔루션 및 외국인 유치를 통한 한국 대학의의 글로벌화를 모토로,
장학금 및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며 외국 학생 유치에 열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대학 나름대로 제 3세계에서 유치된 외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우리나라 학생들보다 낮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학생은 학생 나름대로 대학의 리소스 및 전문 인력 부족(영어 가능 교수 및 학생)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본 박사과정 지원기의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현재 몽골에서 한국 국제 협력단으로 울란바토로의 한 대학에서 컴퓨터를 교육하고 있습니다.
제가 근무하는 기관은 호텔 및 식품에 특성화된 대학인데,
현재 제가 소속된 비즈니스 학과의 선생님들의 수준은 외국에서 박사과정을 수학하신 분들은 아니지만, 다들 석사 이상을 졸업하시고, 대부분의 분들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며, 미국인 선생님도 있는 학과입니다.

그 중  비즈니스 학과에 하마라는 여자 선생님이 있습니다.
무척 열정적이시고, 영국에서 7년정도 생활하신 경험이 있어서, 영어에도 능숙하십니다.
또한 학기 중에도 석사과정을 따로 공부하셔서 여기서 얼마전 석사과정을 하나 통과하신
무척 재능있고 열정적인 선생님입니다.

현재 이분의 동생은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하마 선생님이 동생으로부터 전북대학교 박사과정에 대한 소식을 들었나봅니다.

저에게 박사과정 지원서(영문)을 보여주면서,
장학금은 어떤식으로 나오는지,
지원 요강은 어떻게 되는지 꼼꼼히 물어보십니다.

저는, 아는 대로 대답드리며 전북대학교는 국립대학교이므로 지원이 좋고,
모집 요강에 의하면 장학금도 풍부하게 있으므로 (전북대학교는 현재 BK21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조건인것 같다고 이야기 드렸습니다.

이분은 장학금 및 한국에 대한 좋은 마음 (대부분의 몽골 사람들은 한국에 대해 대단히 잘살고 좋은 나라라고 생각합니다)을 가지고, 이것저것 서류를 준비했고, 저와 미국인 선생님도 지원에 열정적으로 도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그분은 전북대학교 비즈니스 HR(Human Resource)의 박사과정을 지원하였습니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재정적인 문제들은 현 소속 학교(몽골)를 통해 지원을 약속 받았고,
최선을 다해 박사과정을 지원하여 함께 싸웠습니다.

그제는 전화 인터뷰였는데, 전북대학교에서 영어로 인터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여, 다시 전화를 받기로 하였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전화 인터뷰 날이었습니다. 하마 박샤가 갑자기 제게 전화를 건냅니다.

 

이분이 한국어를 말해서 잘 모르겠다고.

전화하신 분은 전북대학교 교수님인 이경*교수님이었는데, 이 분 이야기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1. 전북대학교 비즈니스의 박사과정의 수업 대부분은 한국어로만 진행된다.
2. 이 분은 기본적인 한국어를 못한다.
3. 지원 대학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못하는 사람을 박사과정으로 받을 수 없다.
===============================================

네? 글로벌 대학 육성을 목표로 하는 전북대학교로 알고 있었는데, 갑자기 무슨소리인가 싶었습니다.
그럼 한국인을 받지 외국인을 그럼 왜 받는건데요?  막 따지고 싶었지만, 공손히 물었습니다.
===============================================
전북대학교는 우리나라에서 유서깊은 국립대학교입니다. 현제 제가 확인한 모집 요강에는 한국어 능력에 대한 자격조건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학생은 한국어를 배워서라도 수학하고 싶은 열정이 있습니다. 어떻게 전화 면접의 기회만이라도 주시는건 안될까요?
===============================================

하지만, 대답은 "기회를 줄 수 없다. 지금 통화 자체가 면접이다." 였습니다.

이 학생의 경우 한국어를 이렇게 못하는 상황에서 수업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어불상설이고,
입학 허가는 행정처에서 진행하지만 이 학생의 면접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라는 것이 대답이었습니다.
그 학생은 한마디도 자신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었는데 말입니다.

마음이 답답했습니다.
결국 이야기하면, 교수들이(그것도 비즈니스학과의) 영어로 수업 진행을 못하는 것이,
그리고 전화 면접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나라 상아탑의 현 주소라니요?

글로벌 글로벌 외치며,
외국 학생 유치에 이토록 열심이지만,
우리나라 유수의 국립대학의 그것도 비즈니스 학과가.
교수가 영어를 못해서 이 학생을 받아들일 수 없다.

라고 어떻게 몽골 선생님께 설명해야 할지. 암담했습니다.

이 선생님은 씁쓸한 표정으로, 그럼 학교에 메일을 하나 써달라.
자신을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따라갈 수 있으니, 이에 대해 제발 기회를 달라고.
이야기해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저는 메일을 적어주었고,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심사 관련은 학과 심사위원의 전적인 권한이라

국제교류부에서 뭐라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
 
외국인 학생 유치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많은 줄 압니다.
그리고, 학교의 방침에 대해서도 방침이라고 하면 할 말은 없습니다.

글로벌 대학, 글로벌 대학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이슈이고,
사실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도 애매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정말 왠지모르게 한국인으로서 그 선생님께 부끄럽고 미안한 하루였습니다.

추가 :
참고로 공식 지원 문서의 2011년 모집 요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시한 조건에 의하면 두 조건중 하나를 만족하기를 원합니다. 만약 한국어를 사용하는 글로벌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면, 왜 or TOEFL 550 인지 조금 의문이 갑니다 ;

※ Applicants should have at least one of the two conditions.
※ Language Proficiency such as TOPIK level 4 or TOEFL 550 may be needed from the Spring Semester, 2011 followed by the Korean government policy.
Posted by kkckc
,